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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동준	2016-06-19 23:5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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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원한 인연

어제(토) 업무차 지방에 있는 문화예술단체를 방문했었습니다.

고아들에게 제공하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참관하고 평가하는 일이었습니다.

저 역시 다양한 사회 시설에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진행했었지만 고아들을 대상으로 한 경험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프로그램 담당자에게 아이들의 특성에 대해 이것 저것 물었습니다.

나름 재미있게 구성되어 있는 프로그램을 마치면 아이들이 항상 하는 질문이 있다고 합니다.

"우리 다음에도 다시 만나는 건가요?"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하는 대략 3세 때부터 고아라는 자의식이 강해지면서 이별에 대한

확인과 재회에 대한 갈망을 강하게 드러내는 것이 습관화되어 묻는 질문이라고 합니다.

설명을 들으며 안쓰러운 마음이 들어, 아이들이 그렇게 물으면 어떻게 대응하냐고 물어보았습니다.

담당자의 설명은 이러했습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만남과 이별이 독특한 사건이라서 너무 힘겨운 일이라는 인식을

가지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를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을

수 없이 반복하기 때문에 그것은 하나의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것은 버림받는 것과

아무 상관 없는 것으로 자연스레 수용할 수 있는 것이다'라는 생각을 하도록

표현과 분위기 조성 등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예상 가능한 답변인 동시에 마땅히 그렇게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영혼의 가족으로 만난 우리들의 삶과 인연은 무척 다르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는 육신으로 살아가면서도 어지간하면 헤어지는 일이 없습니다.

(엄청난 부흥이 있어서 타지역으로 파송을 보낸다면 오히려 감사한 일이죠~^^)

그리고 무엇보다 삶의 저편에서 조차도 우리는 헤어지지 않습니다.

천국에서 '영원히' '함께' 하게 됩니다. 혹 누군가가 먼저 떠나가게 되더라도 우리는

영원히 함께 할 소망을 가지고 한시적인 이별을 온전한 이별로 생각지 않게 됩니다.

그래서 마음에 이런 말이 떠올랐습니다.

"믿는 자에게 영원한 이별은 없다."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 영혼의 가족으로 만났다는 것이 얼마나 큰 위로인지,

세상이 결코 알 수 없는 삶의 원리와 소망과 정서를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큰 감사인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특별히 사랑하는 청년부원들과 영혼의 가족으로, 형제요 자매로

만났다는 것에 크게 감사했습니다.

예수님 역시도 하늘로 올리우실 때, 잠시 제자들과 떨어져있는 것에 대해 제자들을 위로하시면서

말씀하셨습니다.

요한복음 14장

18 내가 너희를 고아와 같이 버려두지 아니하고 너희에게로 오리라

결코 영원한 이별이 아님을, 오히려 영원한 함께함을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과 우리를 이렇게 성도의 '공동체'로 불러주신 은혜를 차분하게 생각해본다면,

택자의 기쁨과 감사와 성도의 소중함을 물씬 느낄 수 있습니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무엇이 우리를 영혼의 가족으로 묶어주는가?"

"세상과 구별되는 우리 인연의 끈은 무엇으로 된 것인가?"

모두가 아는 바와 같이 한 믿음, 한 성령입니다.

고린도전서 12장

13 우리가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자나 다 한 성령으로 세례를 받아

한 몸이 되었고 또 다 한 성령을 마시게 하셨느니라

이 생각을 하면서 개개인의 거듭남을 넘어서, 왜 우리가 마가의 다락방과 같이

교회적으로 임하시는 성령의 은혜를 위해 기도해야 하는가에 대해 새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세상에서도 뜻이 맞는 사람을 찾으면 동지(同志)라고 하여 소중히 여깁니다.

하지만 그러한 동지도 세월이 지나면 생각과 마음이 달라지고, 또 피치 못할 사정으로 떠나보내게

됩니다.

한데 우리가 믿는 믿음은, 우리를 묶어주는 성령의 끈은 닳지도 않고, 끊어지지도 않는

영원한 인연으로 이어줍니다. 그러니 세상의 동지보다 얼마나 더 귀하고 귀한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어제 일을 마치고 서울로 올라오면서 이 묵상을 꼭 나누고 싶었습니다.

사랑하는 감사 성도분들, 그리고 사랑하는 청년부 동생들 모두 평안한 한 주의 시작이 되길 바라고,

영원한 인연으로, 새삼 반가운 마음으로 교회에서 뵙겠습니다~^^

영원한 인연
작성자 : 설동준 2016/06/19